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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6일 아침,
분만 예정일보다 한달 여 먼저 태어나서 나와 남편, 양가 가족들을 놀라게 했던 수인이.
거꾸로 태어난 엄마를 닯아서인지 역아로 꽤 오랬동안 엄마 배속에 있었던 터라 이미 제왕절개 수술이 예정되어있었지만,
결국 수인이는 자기가 태어나고 싶은 날짜에 태어나버렸다.
아이가 처음 세상에 나온 모습, 울음소리를 듣고자 전신마취가 아니라 하반신 마취만 했었는데,
수술대 위에서 희미하게 수인이가 세상에 나오는 느낌이 들자마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첫울음을 크게 울고 있는 수인이를 약간은 몽롱한 상태에서 잠깐 보고, 난 바로 회복실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4박 5일 동안은 눈을 잘 뜨지 않아 엄마 아빠 모두 수인이 눈 한번 뜨는거 보는게 소원이였는데,
산후조리원에서 눈도 잘 뜰 뿐만 아니라 같은 신생아실에서 울음 크기로 유명했다는 수인. 
산후조리원에서 빼어날 수(秀), 어질 인(仁)이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어질 인을 이름에 꼭 넣고 싶어하던 아빠의 바람대로 무엇보다 마음을 너그럽게 쓰고 슬기롭게 자라길...
먼 훗날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분야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그렇게 시작된 아기와의 만남은 나와, 남편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변화의 키워드는 감사공감, 그리고 사랑 

감사...

수인이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단지 젖 빠는 것만 할 줄 아는 갓난 아기때부터
이제는 제법 혼자 기대어 설수 있고, 이유식도 잘 먹는 돌쟁이가 되기까지...
하루 하루 아이의 작은 성장에 뛸뜻이 기뻐하고 감사하는 나 자신과 남편을 보며
참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겸손해지는 것, 삶의 순간순간에 감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인이가 처음 고개들 때, 처음 뒤집을 때, 처음 기기 시작했을 때, 처음 혼자 앉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쇼파에 올라갈 수 있게 되었을 때, 처음 구석에 세워놓고 섰다섰다 할때....
(이런 그때 그때의 기록들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 me2day에도 감사 ^^)

그리고 1년동안 수인이를 우리 부부가 키운듯하지만,
실은 주변 가족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키우기 어려웠을꺼다.

가장 먼저 감사드리고 싶은 분은 시부모님.
5개월의 출산 + 육아휴직 이후에 며느리가 회사 나갈수있도록
평일에 수인이를 거의 12시간 가까이 돌봐주신 시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산후 조리기간에 돌봐주신 집중적으로 나와 아이를 돌봐주신 친정부모님.
항상 수인이를 그리워하시며 온몸을 던져 수인이의 웃게 해주시는 아버지,
수인이를 위해 밤낮으로 기도해주시는 어머니,
몇 시간은 수인이를 맡겨놓아도 안심이 될 정도로 아기를 잘 봐주고 사랑해주는 두 이모.

이들이 없었다면 1년동안 어떻게 아기를 키웠을까 싶다.

공감...

아이를 낳은 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이해와 공감의 폭이 더 넓어졌다고나 할까.

이제 길거리의 아이들을 보면 수인이를 떠올리며, 한번 더 돌아보게 되고
자식을 둔 엄마 아빠의 심정이 어떤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직장맘들의 여러가지 사연들에도 같이 걱정하고 슬퍼하고 또 기뻐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은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를 섬기라고 하셨는데,
특히 '고아'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많이 든다.
그래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가능한 선에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사랑...

육아, 많은 엄마들이 참 힘들어하면서도 잘 해나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모성애'라고 불리는 아이에 대한 '사랑' 때문이지 않을까.

젖량이 부족해서 고생하며 모유수유 하면서도,
쉽게 잠들지 않고 울어대는 아기를 재우느라 수면부족 상태로 출근하면서도,
일주일치 이유식을 한꺼번에 장만하느라 주말을 온통 이유식 만들기로 보내면서도,
 
아이의 함박웃음 한번이면 힘든 모든 것들을 이겨낼 힘이 생겼다. 

아이의 표정, 먹는 양, 몸 구석구석의 상태 등을 자세히 보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캐치하려고 했던 노력했던 그 관심과 사랑으로
내가 맡고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한다면 정말 훌륭한 서비스가 될꺼라고 누군가에게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혹은 자기 아이에 대한 사랑 만큼 주변 사람들을 돌본다면,
정말 세상은 한층 더 살기 좋아질 꺼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나님의 그분의 자녀들을 바라보고, 아끼고, 또 다스리는 그 사랑이
그런 사랑이 아닐까 하는 짐작도 해본다.


1년간의 육아를 하면서 얻은 것 혹은 잃은 것만큼
또 다가올 1년, 2년, 3년....은 나에게 또 다른 변화들을 안겨주겠지.
그런 삶의 순간순간을 혼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 가족들과 함께 맞이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인이라는 선물을 내 삶에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 수인양의 첫 1년 사진 이야기 ]

돌잔치에서 가족들에게 수인이 2012년 포토달력 선물을 위해
거의 2주 가까이 우리 부부가 공들여 만든 포토달력 표지 사진들~




Posted by 시루